한 해의 마지막날이었던 어제가 된 오늘,
2024년 12월 31일.
뒤숭숭한 나라 상황이라 연말 분위기는 전혀 없었고
여느 때와 똑같은 일상을 보냈다.
오늘 부모님과 저녁을 먹으며 이런 얘기를 한 적 있다.
"엄마, 아빠, 난 정말 사랑 많이 받으며 자란 것 같아. 행운아(재)야."
그러면 나의 부모님은 이내 물질적으로 많이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하신다.
(내가 지금 해드려야 하는데... 밥이나 얻어 먹고 너무 죄송하다ㅠㅠ)
정말 철 없던 시절, 우리 집 형편을 아쉬워한 적이 종종 있다.
마침 내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부유한 환경에 있었기 때문이다.
그러나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었고 복에 겨워 미친놈이었다.
사실 부와 가난은 굉장히 상대적인 개념이다.
내가 가난했다고 하며 얘기하는 환경들을
누군가는 특권이라 여길 수 있다.
가령 내 과거를 회상해 보면
우리집은 집 안에 화장실이 없었고,
바깥에 있는 공용 화장실 마저도 푸세식이었고,
꽤나 오랜 세월 동안 누군가의 집에 세 들어 살았고,
일 년에 외식하는 건 손에 꼽을 정도였다.
(실제로 그랬다)
그렇지만 이 세상 어딘가엔
내 말을 듣고,
'배부른 소리 하네'
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계실 수 있다.
그렇기에 이런 얘기는 내겐 굉장히 조심스러운 주제다.
그냥 내가 만족하면 그건 풍족한 것이고
내가 불평하면 궁전에 살아도 가난한 것이다.
부유한지 가난한지를 떠나,
나의 집안을 봤을 때 하나 확실한 게 있다.
우리 부모님은 평생 정말 정직하고 열심히 사셨고,
내게 무한한 사랑을 주셨고,
건강한 육체를 선물해 주셨고,
내가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나를 품으며 동시에 풀어주셨다.
오늘도 그분들과 웃으며 시간을 나눌 수 있다는 게
천운이라 생각한다.
감사하고 또 감사하다.
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도록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.
이 글을 보신 모든 분들께도
새해 복 듬뿍 받으시라고
대체로 좋은 일들이 가득한
건강한 일상 보내시라고
작은 마음을 전달해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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